Ho-fung Hung(孔誥烽)이 China Left Review에 기고한 논문 한편을 번역해서 올려본다.
http://chinaleftreview.org/index.php?id=69
서론 부분은 그다지 중요한 이야기가 없어서 전략하고 본문과 결론 부분만 번역했다.
이 사람이 쓰는 중국어는 광동어라 그런지 몇몇 단어나 어휘가 우리가 알고 있는 중국어랑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얼마 전에 언급했던 New Left Review 논문의 축약본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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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위기 속의 중국 : 쓰러지는 거인인가? 회복의 선봉인가?
(전략)
[그림] 미국 임금 대비 동아시아 제조업 상대 임금 추세

자료출처 :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Foreign Labor Statistics;China Statistical Yearbook
- 노동자․농민의 주변화 : 중국의 수출경쟁력과 내수부진의 이중적 근원
중국의 경제기적의 근원과 중국경제가 왜 현재 병목에 다다르게 되었고 어떻게하면 미래에 균형있는 발전을 지속할 수 있는가를 이해하려면 위의 [그림]에 나타나있는 추세가 매우 중요하다. [그림]에 나타나있듯이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의 임금 대비 중국의 제조업 평균 임금은 기타 수출 주도형 동아시아 국가들의 도약시기에 비해 장기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중국이 노동자의 상대적 임금을 그렇게 낮추고 오랜 기간 저임금을 지속시킬 수 있었던 것은 순수한 경제적 현상이 아니라 더 깊은 정치․사회적 배경 때문이다. : 1. 인민공사 해체 이후, 내륙 농촌의 장기적인 투자 결핍으로 인한 농촌 파산은 대량의 농촌인구를 연해지역의 가공수출 지역으로 밀어냈으며, 인위적으로 ‘노동력의 무한공급’이라는 발전조건을 만들어냈다. : 2. 지방정부와 수출업계의 정경유착은 권위주의적 체제 속에서 마음대로 각종 합법․비합법의 수단을 동원해 노동자 조직과 저임금, 체불임금에 대해 항의하는 집단행동을 탄압했으며, 이로 인해 노동자들은 분배의 측면에서 오랫동안 약한 처지에 있었다.
대규모 농촌이민과 권위주의적 정부의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과 금지는 예전 남한과 대만의 도약시기의 특징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아시아 네 마리 용은 냉전 체제 아래에서 사회의 빈곤층에서 좌파세력이 생겨나는 것을 두려워하였기 때문에 노동자 농민계급에 대한 정부의 사회보장이 없지는 않았다. 당시 남한과 대만 정부의 농촌, 농민, 농촌공업에 대한 지원과 노동자 계층에 대한 복지정책은 오늘날 중국에 비하면 훨씬 나았다고 얘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남한 정부가 1970년대에 일으킨 ‘새마을 운동’은 농촌교육, 농촌의 기반건설, 농업기술 진작에 대한 지출을 크게 증가시켰으며, 정부가 수매하는 농산품 가격을 올렸고, 수입농산품과의 경쟁을 피하게 해주어 농민을 보호했다. 이러한 새로운 정책 아래에서 농촌의 일인당 평균 수입은 1970년대의 도시수입 대비 60%에서 1974년에는 95%로 늘어났으며, 기본적인 도농격차는 사라졌다. 이는 또다른 동아시아의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전 세상을 떠난 옥스퍼드 대학의 경제학자인 앤드류 글린(Andrew Glyn)은 위의 [그림]과 비슷한 통계를 근거로 중국의 저임금 비교우위가 이전의 동아시아 신흥국들을 능가하며, 그래서 중국경제가 설령 산업을 고도화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두 자리 숫자의 경제성장이 앞으로 20년에서 30년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 구체적인 내용은 [고삐풀린 자본주의] 필맥, 2008 p. 153 참고 - 역주) 이러한 ‘중국 경쟁력 우위 지속론’의 가설에 따르면 중국이 의존하는 유럽과 미국의 시장이 미래에도 끊임없이 확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은 과거 20여 년간 미래의 자산을 미리 가져다쓴 소비거품이 이미 꺼져버렸고, 장기적인 시장의 위축이 이미 확정적인 국면이다. 이러한 수출시장의 뒷받침이 없다면 중국의 저임금 우위는 바로 열세가 되어버린다. 왜냐하면 저임금은 중국의 생산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데에는 유리하지만, 동시에 중국내부의 소비력 성장은 생산력의 성장에 비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국민총생산에서 개인소비 총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1990년대 초에는 50%에 가까웠으나, 현재는 40% 밑까지 떨어졌다. 이는 동아시아 신흥국들의 도약시기의 개인소비 비율이 60% 내외였던 것과 큰 차이가 있으며, 현재 인도의 60%에 달하는 소비율보다도 낮다. 세계 시장은 위기로 빠져들었으며, 중국기업이 수출에서 내수로 전환하려고 하는 것도 생각보다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 수출주도의 발전모델을 바꾸려는 것을 막는 정치세력
후진타오와 원자바오는 중국경제의 이러한 심층적인 모순에 대하여 충분히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몇 년간 중앙이 제출한 정책, 예를 들어 내륙 농촌에 대한 투자 증가와 노동자의 임금, 취업과 복지보장 등을 늘린 것은 모두 일반 국민의 소비능력과 의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상황에 맞는 해결책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법치, 언론의 자유, 민간사회가 모두 억압받는 환경에서 중앙정부의 한 장의 법령이 어떻게 지방 권력자들의 단기 이익추구 행위에 상대가 될 수 있었겠는가? 중앙이 낙후지역에 분배해준 자원은 얼마나 지방간부의 주머니로 들어갔을까? 중앙이 지방정부에게 책임을 맡긴 사회보장기금은 정부가 이미 적발한 소수의 사건을 제외하고도 지방간부들이 얼마나 많이 유용했을까? 도대체 얼마나 많은 지방정부가 노동법을 성실히 집행하고 있는가? 경기가 좋았을 때에도 지방 권력자들이 공공의 재산을 사유화하는 행위가 이렇게 심각했는데, 경기가 내리막이고 정상적인 재산형성의 경로가 막혀있는 상황에서는 간부들이 부정부패로 수입을 확보하려는 행위가 원래보다 더 심각해질 것이다. 기득권 집단은 경제위기를 틈타 후안무치하게도 노동법을 취소할 것을 선동하고 있으며, 더욱 기세를 올리고 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중앙정부의 4조 위안의 경기부양책에 간절한 기대를 걸고 정부의 투자 효과가 올해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여기고 있으며,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처음으로 다시 일어선 거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2009년 1사분기의 통계는 사실상 중국 경제가 이미 경기부양책으로 회복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이 경기부양책의 액수는 매우 커서 중국경제를 단기간에 반등시킬 수 있었으며, 이는 예상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반등의 지속가능여부이다. 올해 양회(전인대와 정협) 기간에 정부가 드러낸 세부항목에 따르면, 4조 원 중에서 직접 사회보장을 늘리거나 노동자가 밀집해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데에 쓰이는 항목은 적다. 그 나머지 자원은 대부분 인프라 건설과 국유기업의 고정자산 투자에 사용된다. 4조원의 출처에는 이러한 정부의 직접출자 외에도 국영은행의 지방정부와 기업에 대한 방만한 대출도 포함된다. 이 조치의 실행이 수출과 투자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중국의 발전 모델을 바꾸고 내수의 성장을 가져오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은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본래 부채가 쌓여있는 각급 지방정부의 재정위기가 심각해질 뿐만 아니라 은행의 부실채권도 급격히 늘어날 것이다. 과도한 투자와 생산능력 과잉으로 인한 문제가 악화될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심지어 최근에는 한 국내 언론이 많은 국유기업이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새로운 대출을 받은 다음, 실제 투자는 하지 않고 주식투기에 그 자금을 사용했음을 알아냈다.
중국 경제가 경기부양책으로 반등했지만, 세계 시장이 여전히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중국 내부의 소비시장도 대폭 확장되지 않는다면 이 반등세는 지속하기 어렵다. 이후 중국 경제는 경기부양책이 만들어낸 새로운 문제로 인해 가파른 하향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며, 위에서 얘기한 경제의 심층적인 모순이 해결될 때까지 떨어질 것이다. 만약 사실이 이렇다면 중국 경제위기의 궤적은 최근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V자형이나 L자형이 아니라 특이한 W자형으로 나타날 것이다. 중국이 발전모델을 바꾸는 것은 결코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중국경제가 지속적이면서 견실한 회복과는 아직 많이 멀다는 것을 의미한다.
참고문헌
Ho-fung Hung 2008 “Rise of China and the Global Overaccumulation Crisis.” Review of International Political Economy Vol. 15, No.2
Ho-fung Hung 2009. “Asian Exporters: Challengers or Bondservants of the Clothless Emperor?” Paper presented at the conference on“Dynamics of global crisis: antisystemic movements and new models of hegemony,” Museo Nacional Centro de Arte Reina Sofía, Madrid, Spain, May 25-29, 2009
Ho-fung Hung ed. 2009. China and the Transformation of Global Capitalism. Johns Hopkins University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