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세기 진보 지식인 지도 - 엘마 알트파터


\21세기 진보 지식인 지도 /

⑪ 엘마 알트파터 Elmar Altvater

엘마 알트파터는 1939년 독일의 카멘에서 태어났다. 뮌헨대에서 경제학과 사회학을 전공하고 ‘소련의 환경문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그는 대표적인 68세대로서 당시 오펜바흐에 소재한 ‘사회주의 연구소’에서 이론을 주도하는 핵심적 인물이었다. 1970년에는 대표적인 독일의 마르크스주의 저널인 ‘계급투쟁의 문제’(PROKLA)를 창간하고, 2008년까지 편집위원으로 활동하였다. 이 저널은 창간호부터 서독 내 국가독점자본주의론자들과 수준 높은 논쟁을 전개하였는데, 그는 저널에서 당시로서는 선구적으로 자본주의 발전에 있어서 통화시스템, 금융시장 및 세계시장의 문제를 이론화하였다. 알트파터는 1971년에 베를린대 정치학과 교수가 되었다. 그는 2008년에 은퇴할 때까지 자본주의 발전론, 금융시장 및 통화시스템, 나아가서 자본주의 경제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의 문제를 연구주제로 삼았다. 알트파터는 독일 녹색당의 창당당원이었으나 1990년대 후반 적록연정정부가 코소보전쟁에 개입한 뒤 거리를 두고 있다. 다수의 저작 중 <세계화의 한계>(1996)는 세계화에 대한 탁월한 비판서이며, 국내에는 <자본주의의 종말>(2005)이 번역되어 있다.

엘마 알트파터는 오늘날 자본주의의 위기는 자유 금융-석유 의존-노동 경시에서 왔다고 보고 지속 가능한 생태 경제 사회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그는, 대체에너지의 확보는 그 자체로 화석에너지를 축으로 한 기존 권력의 해체를 뜻한다고 본다. 새 대안사회가 출현해 화폐와 자연, 노동이 재구성 되는 순간 자본주의는 종말을 고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 엘마 알트파터

독일의 원로 사회학자 엘마 알트파터는 전세계적으로 불평등과 빈곤이 증가하고, 이러한 현상이 문명사회의 위험이 되는 한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에도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동시에 그러한 비판은 19세기 및 20세기에 있었던 자본주의 비판과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2008년 하반기에 다시 찾아온 자본주의 위기가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일상적인 자본주의 위기와 동일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속류 마르크스주의자들이 강조해온 주기적 위기의 발생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보다는 오히려 자본주의 역사에서 발발한 위기의 성격, 그리고 사회시스템으로서 자본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지 등을 포함한 위기 극복 가능성이 자본주의 비판의 핵심이 되어야만 한다고 본다. 실제로 자본주의의 위기는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일종의 강장제처럼 작용하였다. 자본주의는 위기 속에서 끊임없는 자정능력을 보여주었으며, 그 안에서 신기술(반도체, 생명공학기술 등)과 신상품을 만들어냄으로써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초를 발견하였다.

알트파터에 의하면 오늘날 우리가 처한 자본주의 위기 경향은 화폐·자연·노동이라는 세 가지 핵심적인 문제에 기초하고 있다. 위기의 첫 번째 차원인 화폐는 마르크스가 강조하였듯이 화폐를 통해 상품이 교환되며, 그 안에서 인간이 자신의 노동을 통해 사회적 존재가 되는 특성을 지닌다. 따라서 화폐가 위기에 처하면 사회가 위기에 처하게 되며, 이는 노동의 위기, 나아가서 인간 삶의 근거가 되는 자연의 위기로 전화된다. 알트파터는 오늘날 우리가 처한 화폐의 위기는 금융의 위기라고 진단한다. 이는 20세기 후반기에 시작된 것으로 그 이전의 화폐위기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특징, 곧 국제적 차원에서의 금융시스템의 자립화 경향을 핵심으로 한다. 1970년대 초반의 변동환율제 도입과 금융시장의 자율화, 1980년대 제3세계의 외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워싱턴 컨센서스, 1997~98년 아시아를 비롯한 국제적 금융위기, 2000~01년의 신경제 위기, 그리고 최근의 미국발 금융위기에 이르기까지 금융위기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왔다. 이제 금융위기는 정치적 규제 없이는 탈출구를 발견하기가 힘들게 되었다.

위기의 두 번째 차원은 환경, 특히 화석에너지와 관계된다. 산업자본주의가 출현한 이후 자본주의는 급속하게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본주의 성장을 가속화하였다. 발전의 가속화는 동일한 시간단위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의미하였는데 이러한 경쟁은 지역과 국가 단위에서 세계적 차원으로 확대되었다. 이를 뒷받침하는 가장 중요한 자원은 석탄·석유와 같은 화석화된 에너지이다. 세계적 차원에서 경쟁이 발생함에 따라 화석화된 에너지의 소모도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몇 차례 발생한 석유파동에서 보듯 제한된 석유자원의 공급은 시장의 가격을 불안정하게 한다. 따라서 소위 자본주의 선진국가들은 자원의 확보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경쟁은 화석화된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국제적 경쟁, 곧 군사적 경쟁으로 발전하였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라크 전쟁은 석유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안보전략의 일환이었다. 오늘날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앙아시아와 카프카스 지역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로 석유자원 때문이다. 이로써 강대국의 안보전략은 군사적 요인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되었으며, 그럴수록 위험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알트파터는 화석에너지의 위기가 필연적으로 경제 및 사회 시스템, 나아가서 군사적 요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화석에너지의 경쟁적 소모는 지구온난화에도 영향을 미쳐 급속도로 생태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위기의 세 번째 차원은 노동이다. 알트파터는 세계화된 금융시장자본주의에서 기본적으로 노동이 경시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금융시장자본주의에서 사람들은 노동을 통해 소득을 획득하기보다는 주가 상승을 통해 주식시장에서의 일확천금을 기대한다. 일반적으로 산업자본의 시대에 사람들이 고용을 통해 정기적으로 소득을 얻고, 일정한 시간이 경과한 후에 승진을 기대하는 등의 평범한 노동자들의 전기는 금융자본주의 시대에 급속도로 파괴되었다. 주식시장에서 기업가치가 낮아지면 장기적인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는 무관하게 대규모 해고가 이루어진다. 나아가서 기업의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비정규 노동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전 인구의 90%, 라틴아메리카에서는 60%가, 심지어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도 30% 이상이 비정규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으며, 이들은 사회정책적 혜택도 온전히 누릴 수가 없는 상황이다.

알트파터는 이와 같은 자본주의의 위기경향에 반하여 대안으로 ‘연대의 경제’를 제시한다. 이는 실현 불가능한 가상의 세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와 같은 구체적 실험 속에서 자본주의 위기에 대한 대안의 가능성을 찾는다. 이는 공동체의 재발견이다. 나아가서 알트파터는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사회로서 화석에너지를 대체한 태양에너지 사회를 주장한다. 이는 단순히 에너지 자원의 대체만을 의미하는 순진한 표현이 아니다. 알트파터에 의하면 자본주의 핵심세력의 힘은 생산력을 확보하기 위한 에너지 자원의 공급권을 확보하는 데서 비롯되기 때문에 대체에너지 자원의 확보는 그 자체로 기존 권력의 해체를 의미하는 것이다. 일례로 알트파터는 1917년 러시아혁명이 권력을 교체하고 소유관계를 바꾸었지만, 자본주의와 다른 생산양식 체계를 수립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대안사회의 실현에 실패하였다고 본다. 이제 새로운 대안사회의 출현은 화폐·자연·노동의 재구성을 탐색하는 새로운 기획 속에서 가능할 것이며, 그러한 기획이 실현되는 순간, 알트파터는 현존하는 자본주의의 종말이 도래할 것으로 본다.

임운택/계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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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못 쓰고....(엄청난 채점의 압박이....역시 등판회수가 많으면 시즌 후에도 후유증이 크구나...커억..)
또 스크랩이다..그래도 짧게나마 덧붙이자면....

엘마 알트파터의 [자본주의의 종말]은 정말 좋은 책이다....혹시 이 블로그를 자주 들르시는 분이라면 이번 여름에 꼭 한번 읽어보시길.....

알트파터의 작업이야말로 녹색과 적색을 가장 효과적으로 만나게하는 작업이 아닌가한다.

그는 책에서 브로델을 인용하여 "자본주의가 '내부적인 쇠퇴'로 인해 저절로 망하지는 않을 것이며, 극심한  '외부로부터의 충격'과 더불어 믿을만한 '대체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현재 세계는 내부적인 쇠퇴(신자유주의 금융화로 비롯한 위기)와 더불어 외부로부터의 충격(석유에 기반한 에너지 체제의 붕괴)이 맞물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자.....그렇다면 문제는 대안이 된다...여기서 알트파터가 제시하는 대안은 '연대의 경제'와 '태양에너지에 기반을 둔 사회'이고 이는 사회운동을 통해 구성되어야 한다.  (이렇게 간단히 정리하면 너무 당연한 얘기라 별로 볼게 없겠네 라고 생각이 드시겠지만...실제 책의 내용은 이런 당위를 주장하는 책이 아니라 굉장히 풍부하고 배울 것이 많다.)

그리고 최근작인 [자본주의의 종말]이외로는 홀로웨이가 피치오토와 함께 편집했던 독일의 국가도출논쟁과 마르크스주의 국가론을 다룬 [국가와 자본] (청사, 1985)에 알트파터의 논문이 한편 들어있다. (근데 정말 짧은 논문이다..ㅎㅎ 6페이지인가 7페이지 밖에 안된다...)

여튼 영미권 이외에 다른 지역들의 학자들의 책들이나 논문들도 좀 많이 많이 번역소개되었으면 좋겠고 이는 우리의 시야를 크게 넓혀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by 허난시 | 2009/06/15 16:43 | 스크랩/자료실 | 트랙백 | 덧글(3)

[한겨레]뒤메닐- 정성진 대담

“미 정부 돈 풀어 위기수습…신자유주의 이미 종착역”
[제라르 뒤메닐-정성진 교수 대담] 새로운 ‘위기’를 말하다
한겨레 이세영 기자 신소영 기자
» [제라르 뒤메닐-정성진 교수 대담] 새로운 ‘위기’를 말하다
제라르 뒤메닐(사진 오른쪽) 파리10대학 교수는 지난달 28일 정성진(왼쪽) 경상대 교수와 가진 <한겨레> 대담에서 “지금의 경제위기는 미국 정부의 대규모 재정 투입으로 당장의 고비는 넘기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의 대내외적 불균형을 심화시켜 더 큰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케인스주의의 부활 가능성에 대해선 “이번 위기가 케인스가 처방했던 거시정책의 유효성을 확증해주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케인스주의의 또다른 축을 구성하는 사회민주주의적 타협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25일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소의 초청으로 방한한 뒤메닐 교수는 서울에 머물며 경상대 국제학술회의와 사회단체 간담회 등에 참석한 뒤 지난 주말 출국했다.

정성진=당신은 이윤율 동향을 중심으로 자본주의의 장기동학을 설명해왔다. 최근 세계 경제위기 역시 이를 통해 설명하는 게 가능할까.

제라르 뒤메닐=지금의 위기는 많은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이야기하는, 이윤율 저하로 인한 위기가 아니다. 이윤율은 1970년대 들어 하락하기 시작했는데, 1980년대 초부터 회복되는 추세를 보였다. 두 개의 큰 요인이 이번 위기를 가져왔는데, 첫번째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및 금융화와 결합된 상층계급(자본가와 경영자)의 고소득 추구 경향이다. 두번째 요인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심화된 미국경제의 대내외적 불균형인데, 중요한 것은 두 개의 요인들은 서로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세계화·금융화·고소득 추구 경향으로 이뤄진 위기 요인의 조합이 취약한 금융구조를 낳고, 여기에 미국경제의 불균형이 가세하면서 금융의 취약성을 한층 심화시키고 있다.

정=많은 경제학자들이 이번 위기를 1930년대 대공황에 버금가는 것으로 진단했다. 그런데 표면상 위기는 더이상 확대되지 않고 있으며, 이미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견해도 나온다.

뒤메닐=현재 위기는 1930년대 위기와 유사한 점이 많다. 고소득 추구나 금융화는 1920년대에도 있었다. 다른 점은 미국경제의 불균형이란 요인이 1930년대엔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위기가 대공황만큼 심각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진 않는다.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강력하게 개입하고 있기 때문인데, 개입의 강도를 보여주는 게 미국 정부의 재정지출이다. 지난해 국내총생산의 8%였던 미국 재정적자는 올해 11%로 늘었다. 1930년에는 겨우 4%였다.

정=위기가 큰 무리 없이 수습될 수 있다는 얘긴가.

뒤메닐=2001년 불황 당시엔 주택경기를 부양해 어려움을 극복했지만, 주택버블의 붕괴와 함께 시작된 지금의 위기 상황에선 이것이 불가능하다. 오바마 정부로선 위기의 확산을 막기 위해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면서 국가재정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이것이 경제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켜 새로운 위기를 부른다는 점이다.


미국재정적자 11% ‘불균형’ 심화
세계화·금융화·고소득 추구 등
취약해진 금융구조 파국 부채질

정=많은 학자들이 최근의 경제위기를 신자유주의 종말의 신호로 받아들인다.

뒤메닐=신자유주의는 종말로 치닫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은 단선적이지 않다. 지역적으로 차이가 있는데, 라틴아메리카는 확실히 신자유주의로부터 벗어나는 추세다. 중국도 다른 시스템으로 가고 있다. 미국은 경제 불균형을 교정하기 위해 정부가 정책적 개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머잖아 신자유주의로부터 벗어나는 거대한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유럽은 아직 뚜렷한 변화 조짐이 안 보인다. 프랑스·독일의 보수정권이 정책 전환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느리지만 완만하게 탈신자유주의의 길을 갈 것이다.

정=한국에도 번역된 <자본의 반격>에서 케인스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케인스주의가 여전히 실행가능한 대안이라고 보는가.

뒤메닐=케인스주의는 위기에 대한 거시경제적 처방뿐 아니라, 사회민주주의적인 계급타협까지 포함한다. 일단 좁은 의미의 케인스주의, 다시 말해 케인스의 거시정책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 핵심은 강력한 중앙은행과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 무역과 자본이동에 대한 일정한 규제 등인데, 이것은 신자유주의와는 상충되는 방향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초래한 이번 위기는 결과적으로 케인스의 타당성을 재차 확증해준 셈이다.

정=사회민주주의적 타협도 마찬가지로 유효한 대안일까.

뒤메닐=회의적이다. 2차세계대전 이후의 계급타협은 대중계급과 손잡은 관리자 계급이 자본가 계급을 규율하고 통제하는 방식이었다. 이게 가능했던 건 대공황과 전쟁을 겪으면서 사회주의가 자본주의의 강력한 대당(對當)으로 자리잡고, 자본주의 국가 내부에서도 거대한 사회운동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사회주의권이 붕괴하고, 사회운동도 위축된 지금 상황에선 과거 같은 타협이 쉽지 않다. 물론 새로운 유형의 타협이 나타날 수는 있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대중계급과의 동맹 없이) 관리자 계급이 자본가 계급을 규율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정=최근 자크 비데와 함께 쓴 <대안마르크스주의>에서는 ‘다른 세계를 위한 다른 마르크스주의’를 제안했다. 마르크스주의에서 무엇이 갱신돼야 한다고 보는가.

뒤메닐=무엇보다 계급론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전통 마르크스주의는 계급을 자본가와 노동자로 구분했다. 이런 이분법은 오늘날의 자본주의 현실과 들어맞지 않는다. 20세기 들어 자본주의 계급구조는 근본적으로 변했다. 법인기업의 출현과 함께 소유·경영이 분리되면서 거대한 관리자 계급이 등장한 것이다. 노동계급의 분화도 가속화돼 전통적 생산노동자뿐 아니라 광범위한 비생산노동자와 실업자층이 양산됐다. ‘자본가 대 노동자’라는 전통적 이분모델은 이제 ‘자본가-관리자-대중계급’이란 삼분모델로 대체돼야 한다.

남미·중국 신자유주의 일탈 조짐
“미국도 곧 거대한 변화 있을 것”
케인스주의 유효한 처방 ‘득세’

정=당신이 주장하는 ‘대안마르크스주의’는 결국 ‘관리자 자본주의론’을 마르크스주의 안에 수용하자는 것처럼 들린다.

뒤메닐=맞다. 그런데 계급론 외에 두 가지가 추가로 필요하다. 하나는 제국주의에 대한 분석이다. 마르크스에게 착취의 국내적 양상에 대한 분석은 있었지만 국제적 양상에 대한 분석은 없었다. 새로운 국제적 착취기구들, 예컨대 국제통화기금이나 세계은행 같은 기구들은 외관상 민주적이지만 이들을 통해 관철되는 것은 미국 자본의 이익이다. 착취의 국제적 양상에 대한 분석으로서 제국주의론이 요청되는 이유다. 다른 하나는 변혁론이다. 대안마르크스주의는 전통적 의미의 프롤레타리아 혁명과는 다른, 새로운 대중투쟁을 제시한다.

정=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아니라면 어떤 종류의 혁명인가.

뒤메닐=여러 종류의 혁명이다. 중요한 것은 관리자 계급으로부터 한층 많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선 대중계급이 더 강하게 주도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계할 것은 관리자의 지배가 대중계급의 지배를 대체하는 ‘대리주의’다. 프롤레타리아 혁명 역시 귀결은 대리주의였다.

정리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제라르 뒤메닐은?

‘불균형 미시경제학’ 통해 세계 경제위기 도래 예견


» 제라르 뒤메닐 교수
제라르 뒤메닐 교수는 마르크스 경제학의 핵심 명제인 이윤율 저하 경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국제적 명성을 얻은 프랑스 경제학자다. 특히 ‘불균형 미시경제학’이라는 독창적 프레임으로 20세기 자본주의를 분석하고, 이를 근거로 세계적 경제위기의 도래를 예견해 주목받았다. 현재 파리10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면서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주임연구원으로 있다.

신자유주의를 바라보는 뒤메닐 교수의 시각은 최근 출간된 <현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그린비) 3장과 <네오리버럴리즘>(그린비) 1장에 집약돼 있다. 여기서 그는 신자유주의를 “소수에 이롭고 다수에 해로운 약탈적 체제”로 규정한다. 신자유주의가 지배계급의 소득과 부를 회복하고 미국 경제의 우월성을 공고히 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런 성과는 대다수 미국인과 세계 다른 지역의 희생을 대가로 이뤄졌을 뿐 아니라, 성장률 역시 이전 시기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는 얘기다.

이런 신자유주의의 등장을 뒤메닐 교수는 이윤율 하락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새로운 계급 타협의 결과물로 해석한다. 20세기 들어 이윤율의 장기적 저하 경향을 상쇄하기 위한 ‘반경향’으로 관리조직의 혁명이 일어났는데, 이를 통해 등장한 것이 ‘관리자(경영자+관리직) 계급’이다. 관리자 계급은 2차대전 뒤 사회민주주의적 타협 국면에서 대중 계급(pupular class)과 손잡고 자본가 계급을 제어하고 규율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이윤율이 다시 하락하자 이들은 자본가 계급과 동맹해 대중 계급을 압박하게 되는데, 이것이 1980년대 등장한 신자유주의적 계급 타협의 본질이라는 게 뒤메닐 교수의 설명이다. 뒤메닐 교수는 최근 신자유주의의 동학과 한계를 규명한 <신자유주의의 위기>라는 책을 탈고하고 내년 초 출간(하버드대 출판부)을 기다리고 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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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전문이 궁굼해진다...

그리고 좌파들은 왜 커플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을까?

마르크스-엥겔스, 스위지-바란, 뒤메닐-레비.....등등

난 처음에 선배들이 뒤메닐 레비, 뒤메닐 레비 하길래.....이름이 뒤메닐 레비인줄 알았더니...
뒤메닐과 레비는 다른 사람이더라..ㅎㅎ

겸사겸사 뒤메닐과 레비의 홈페이지(그들이 프랑스어, 영어로 발표한 논문들이 공개되어 있다.)주소도 링크해놓는다
http://www.jourdan.ens.fr/levy/

by 허난시 | 2009/06/04 01:53 | 스크랩/자료실 | 트랙백 | 덧글(0)

5.29 단상

- 오늘 정말 오랜만에 시청앞에 나가보고 싶었으나 몇주전에 잡아놓은 이사날이었다. 오전에는 이사하고 오후에는 강의하고 저녁먹고 책과 짐을 정리하고 이제야 노트북을 열어본다. 이사를 미루고 학생들에게 휴강하고 같이 시청앞에 나가자 하고 싶은 마음 굴뚝이었지만 그냥 저녁뉴스를 보며 추도한다.

- 누군가는 순교자가 되어 많은 이들이 민주주의의 부활을 외치던 그 순간, 자본과 권력과 법, 이 불경한 삼위일체는 삼성에게 면죄부를 주었다. 참으로 두고두고 곱씹어야 할 날이다.

- 그러면서도 "영혼에도 무게가 있나?" 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용산에서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이분들은 정치적 타살이 아니라 살인을 당했다.) 그리고 박종태 열사, 그들의 생존, 그 자체를 조여오던 이 체제는 이명박만이 만든 것인가? 소위 민주정부 하에서도 스스로, 그리고 권력과 자본에 의해 돌아가신 수많은 열사들을 기억한다. 

- 아마도 곧 그의 정치적 유산을 두고 상속싸움이 벌어질 것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우리의 민주주의가 퇴행하지 않고 보다 전진할 수 있었으면 한다.

 

by 허난시 | 2009/05/29 23:20 | 불온한 상상 | 트랙백 | 덧글(0)

[근조]노무현

금요일과 토요일에 걸쳐 한 공부모임이 대전에서 있어 밤새 술먹고 KTX에서 내린게 토요일 오전 9시 40분....
대합실로 나오자마자 정말 깜짝 놀랐다.
하지만 이상하게 냉정해지는 주말이었다.

그가 조금 더 지지자들을 믿고(맹목적인 자들 말고....) 지지자들이 바랬던 대로 정치를 했더라면
이런 불행한 결말은 없었을 것이고 더 행복하게 고향에서 존경받으며 살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참으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퇴임 후 너무나도 소탈했던 그를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그의 죽음이 한국 민주주의의 퇴행을 불러오기보다 그 밑거름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덧. 오늘 오전 또 북한 핵실험 뉴스를 보고 또 한번 깜짝 놀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가 이명박 국내정치의 파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면 이 사건은 이명박 국제정치의 파탄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덧2. 최원님의 서재(http://blog.aladdin.co.kr/droitdecite)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이 1989년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앞에서 한 연설을 퍼온다. 우리가 기려야할 노무현은 이런 노무현이다. (한편 그가 대통령이 되지 않고 그냥 바보 노무현 그대로 남아있었으면 어땠을까 또 아쉬운 생각이 든다...)


“여러분! 이번 여러분의 파업은 법률상 위법입니다. 그런데 법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저 산동네의 철거민을 보십시오. 그 사람들도 하루 종일 일하고 퇴근해서 따뜻하게 등 눕힐 수 있는 구들장이 필요하고 그 사람 자식들도 밥 먹던 상이나마 행주로 닦아 책 놓고 공부할 수 있는 방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법에 위반되었다고 무허가라고 집을 뜯어버립니다. 노점상들도 그렇습니다. 입에 풀칠을 하려고 나와 있는 노점상들을 도로교통법을 걸어 목판을 차버립니다. 그들 중 어떤 사람들은 집에 불이 나 다섯 가구가 몽땅 타버렸는데 피해액이 백만 원도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들에게 목판 하나는 전 재산입니다. 밥 못 먹게 하는 법, 그것은 법이 아닙니다. 

“여러분! 헌법에는 노동3권을 명시해놓고 방위산업체는 안 된다고 합니다. 입만 열면 안보, 전쟁 위협을 하면서 비행기로 3분 거리에 있는 서울에 왜 63빌딩을 짓습니까? 방위산업체 쟁의는 안 된다고 하는 말은 대한민국 노동운동을 콱 밟아버려라 이런 뜻입니다. 그러므로 법은 정당할 때 지키고 정당하지 않을 때는 지키지 않아야 합니다. 또 말로만 하지 말고 악법은 국민의 손으로 철폐시켜야 합니다. 
 

“노동자가 놀면 온 세상이 멈춥니다. 그 잘났다는 대학교수, 국회의원, 사장님 전부가 뱃놀이 갔다가 물에 풍덩 빠져 죽으면 남은 노동자들이 어떻게든 세상을 꾸려 나갈 것입니다. 그렇지만 어느 날 노동자가 모두 염병을 얻어 자빠져 버리면 우리 사회는 그날로 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률, 경제, 사회관계 등 모든 것을 만들 때 여러분이 만듭니까? 그게 바로 오늘 한국의 노동자가 말하는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입니다. 그런 사회를 위해 우리 다함께 노력합시다.”



by 허난시 | 2009/05/25 12:51 | 불온한 상상 | 트랙백 | 덧글(7)

애기 밥먹이기

애기 엄마가 4박5일간(원래는 3박4일이었는데 기상악화로 비행기가 안뜨는 바람에) 중국 태산으로 출장을 가는 바람에
연휴기간 내내 혼자 육아를 감당해야 했다.

원래 둘이 같이 육아를 하는 편이라 이것저것 익숙하다 생각했지만 역시 제일 힘든 것은 밥먹이기
이제 돌도 지나서 슬슬 밥을 먹기 시작하는데 쉽지만은 않다..

아마 한국 아가들은 김이 없었다면 다 굶어죽었을 듯....!!

5월 중순에 다시 한번 출장을 간다는데(이번엔 홍콩) 우리도 데려갔으면 좋겠다. 흑흑

여튼 아가 돌이 지난 김에 기념으로 사진 한장 올려본다.



3주 전쯤인가....벚꽃이 한창일때 찍은 사진....
앞으로도 건강하게 자라거라....





by 허난시 | 2009/05/06 00:11 | 불온한 상상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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